장애인 인권과 사회통합
크로스맵 장애인선교
4,083읽음

첨부파일

본문

장애인 인권과 사회통합

Ⅰ. 유엔 인권선언 50년

유엔은 1948년 세계 인권선언을 했다. 이 인권선언은 천부인권사상에 기초하여 제1조에서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자유롭고 존엄성과 권리에 있어서 평등하다"고 천명하고 있다. 그리고 제2조에서 이 천부인권의 의미를 좀더 구체화하여 "모든 인간은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 또는 그 밖의 견해, 민족 또는 사회적 출신, 빈부 , 출생 등 그 어떤 종류의 구별 없이 이 선언에 제시된 모든 권리와 자유를 누릴 자격 이 있다"고 명시하였다. 이것은 인권이 천부인권적 의미만 가지고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정치, 경제, 사회적 권리 와 자유의 보장 곧 시민권의 보장과 자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이다.
그러나 지나온 50년 동안 유엔의 이 인권선언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 그것은 유엔 에 가입한 나라들이 이 인권선언을 잘 지키지 않는 탓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특정한 계층과 부류의 사람들은 처음부터 제 1조와 2조에서 말하는 "모든 인간은 ....
"의 범주에도 해당되지 않는 존재로 취급했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장애인이 바로 이 에 해당되는 존재로서, 장애인은 이 인권선언에 포함되는 인간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음으로 인권선언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또 다른 원인은 인권을 이해하는 관점이 달랐기 때문이다. 인권은 인권을 침해당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해야 하는데 인권을 침해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 결과 사회적 약자들은 강자들이 말하는 인권보장이란 이름 하에 더욱 인권을 침해당하는 모순에 처하게 되었다. 특히 장애인의 경우, 비장애인의 입장에서 장애인의 권리를 말함으로써 결과적으로는 장애인 이 권리를 박탈당하는 잘못을 범하게 되었다.
유엔은 이런 장애인 인권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1975년 제 30차 총회에서 `장애인의 권리선언'을 했다.


Ⅱ. 유엔 장애인권리선언

유엔 장애인권리선언은 무엇보다도 장애인은 `특별한 요구'(special need)를 할 권리를 가진 사람들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 장애인들의 `특별한 요구'는 특혜거나 비장애 인과 다른 특권적 대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달리 장애로 인 한 `특별한 요구'가 있기 때문에 이것이 충족될 때만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평등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장애인 인권선언은 제 1조에서 장애인을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장애인은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관계없이 신체적, 정신적 능력의 불안정으로 인하여 일상의 개인 또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것을 확보하는 데 자기 자신으로서는 완전하게 또는 부분적으로 할 수 없는 사람을 의미한다." 이런 장애인에 대한 정의는 바로 장애인이 비장애인 과 같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려면 `특별한 요구'를 할 권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장애인인권선언은 13장으로 구성되어있는데 2조 이하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제2조, 장애인은 이 선언에서 제시한 모든 권리를 향유한다. 이들의 권리는 여하한 예 외도 없고, 또 인종, 피부색, 성, 언어, 종교, 정치, 혹은 기타의 의견, 국가 또는 사회적 신분, 빈부, 출생, 장애인 자신 또는 그 가족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구별도 차별도 없이 모든 장애인에게 인정된다.
제3조, 장애인은 인간으로서의 존엄이 존중되는 권리를 출생하면서부터 갖고 있다. 장애인은 그 장애의 원인, 특질, 또는 정도에 관계없이 동년배의 시민과 동등한 기본적 권리를 갖는다.
제4조, 장애인은 타인들과 동등한 시민권 및 정치적 권리를 갖는다. 정신지체인의 권리선언 제7조는 정신지체인의 이와 같은 제 권리의 어떠한 제한 또는 배제에도 적용된다.
제5조, 장애인은 가능한 한 자립할 수 있도록 구성된 시책의 혜택을 받을 자격이 있다 .
제6조, 장애인은 의학적, 심리학적 및 기능적 치료 또는 의학적, 사회적 재활 교육, 직업교육, 훈련, 재활, 원조, 고정상담, 직업알선 및 기타 장애인의 능력과 기능을 최대한으로 개발하여 사회 통합 또는 재통합하는 과정을 촉진하는 서비스를 받을 권리가 있다.
제7조, 장애인은 경제적, 사회적 보장을 받아 상당한 생활수준을 보유할 권리가 있다 . 장애인은 그 능력에 따라서 보장을 받고 고용돼서 생산적인 동시에 보수를 받는 직업에 종사하고 노동단체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
제8조, 장애인은 경제, 사회계획의 모든 단계에 있어서 그 특별한 욕구가 고려되는 자격을 갖는다.
제9조, 장애인은 그 가족이나 양친과 함께 생활하고 모든 사회적 활동, 창조적 활동, 레크리에이션 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갖는다. 장애인은 그 상태로 인하여 필요하다든지 또는 그 상태에 유래해서 개선될 경우, 차별적인 취급을 면한다. 만일 장애인이 전문 시설에 입주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할 때에도 그곳에서의 환경이나 생활조건은 동년배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가능한 한 유사한 것이어야 한다.
제10조, 장애인은 차별적, 모욕적, 또는 비열한 성질을 가진 모든 착취, 모든 규칙 그리고 모든 취급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
제11조, 장애인은 그의 인격과 재산의 보호를 위하여 적절한 법적 원조가 필요할 때에 는 그것을 받을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만일 장애인에 대하여 소송이 있을 경우에 그것에 적용되는 법적 수속은 그들의 신체적, 정신적 상태가 충분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
제12조, 장애인 단체는 장애인의 권리에 관한 모든 사항에 대하여 유효하게 협의를 할 수 있다.
제13조, 장애인의 가족 및 지역사회는 이 선언에 포함된 권리에 대해서 모든 적절한 수단에 의하여 충분히 주지하여야 할 것이다.
이상에서 살펴본 유엔 장애인인권선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애인을 장애인으로 보 지 말고 비장애인과 똑같은 사람으로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장애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는 자신이 입은 장애가 아니라 사회로부터 오는 사회적 장애이다.
유엔은 이 `장애인권리선언'을 하고서 1982년을 `세계 장애인의 해'로 정했다. 또한 장애인의 권리증진은 한 해만 노력해서 될 일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해야한다는 현실에서 `장애인 10년 계획'을 선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년 후에 평가를 해 본 결과, 특히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는 장애인의 인권이 별로 개선되지 않았다. 그래서 유엔 아시아태평양경제각료이사회(ESCA P)에서는 다시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아시아, 태평양 장애인 10년'을 선포했다.
`장애인의 해'와 `장애인 10년 행동 계획'의 궁극적인 목표는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 참여와 평등"의 실현이다. 완전한 사회참여라는 것은 바로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에서 격리 당하지 않고 통합된 사회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Ⅲ. 한국 장애인 인권현실

우리 나라의 장애인들은 인간이하의 차별을 당할 뿐 아니라 정부가 시행하는 장애인 정책에서조차 인권이 유린되는 상황에 있다. 장애인 정책은 무엇보다도 인권에 근거해야 하는데 그 동안 정부는 자선에 근거해 장애인정책을 시행했기 때문이다. 자선에 근거한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을 천부인권과 정치, 경제, 사회적 시민권을 가진 존엄한 존재로 보는 것이 아니라 단지 불쌍한 대상으로 인식할 뿐이다.
또한 정부의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이 사회생활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모든 사회생활 에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의 사회통합 원리에 근거해야 하는데 이와는 정반대로 장애인을 별도로 격리, 수용하는 분리주의에 근거했다. 이 결과 우리 나라에서 장애인은 일반 시민들과 더불어 살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이러한 원인은 그 동안 권위주의 정권아래에서 인권유린이 너무도 일상화되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장애인을 선천적 질환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은 매우 다르다.
장애 발생 원인에 관한 조사에 따르면 95% 이상이 후천적, 중도 장애인들이다. 구체적 인 원인을 보면 전쟁, 산업재해, 의료사고, 교통사고 등 다양하다. 특히 우리 나라에서는 매년 산업재해, 교통사고, 의료사고 등으로 10만명 이상의 장애인들이 발생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5% 미만의 선천적 장애라 할 지라도 그 중에는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구 분할 수가 없는 분만 시 의료사고가 많이 있다. 분만 의료사고의 경우 의사들은 대부분 선천적 장애라고 처리하기 때문에 부모가 그것을 확인할 재간이 없다. 또한 선천성 장애라도 부모의 임신 중 약물 남용 또는 식품 오염, 수질 오염과 같은 환경 오염과 무관하지 않다. 울산 공업단지라든지 온산 지역이라든지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서 불임 과 장애인 발생 빈도수가 높다는 사실을 이것을 잘 입증해 주고 있다.
이와 같이 장애인이 장애를 입은 것은 결코 그들 조상이나 부모의 죄 때문도 아니고 그들 자신이 타고난 부정한 운명 때문도 아니다. 장애인은 선천적이든 후천적이든 모두 불의한 사회, 자연환경의 희생자들이다. 따라서 장애인은 인간의 탐욕이 저질은 불의한 사회, 자연환경에서 누군가가 입어야할 장애를 대신 걸머진 희생양들이다. 그렇다면 비장애인들은 바로 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공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

장애인에 대한 연대적 책임의식, 이것이 장애인 인권의 기본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장애인에게 있어서 가장 큰 장애인 자신이 입은 장애가 아니라 사회의 편견, 불편하고 감옥 같은 사회시설, 사회참여의 기회 박탈 등 불의한 사회로부터 오는 사회적 장애이다. 그러므로 장애인의 문제는 개인이나 그 가족에게 책임이 귀속되어서는 안되고 그 사회와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
정부는 우리 나라의 장애인 수를 약 100만 명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 통계는 현실보다 훨씬 적은 수치이다. 우리 나라 정부는 지금까지 장애인에 대한 실태조사를 한번도 시행한 적이 없다. 유엔은 각국의 장애인을 보통 총인구의 10%에서 20%로 잡고 있는데 이에 따르면 우리 나라의 장애인 수는 약 400만명 정도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주변에서 장애인이 눈에 많이 띄지 않는 이유는 장애인은 숨겨야 할 수치스런 존재로 생각되고 또한 장애인이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이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진국에 가면 일반인들과 다름없이 사회 생활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는 장애인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선진국에서는 장애인이라고 해도 개인의 장애를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은 필요에 따라 치료받을 수 있고, 교육받을 수 있고, 일할 수 있고, 모든 같은 연령의 다른 시민들과 똑같은 사회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받고 있다. 이런 사회에서는 장애인을 숨길 필요도, 장애인이 숨을 필요도 없다.


Ⅳ. 장애인을 인식하는 세 가지 관점

장애인을 영어로 말할 때 보통 세 가지 표현을 사용한다. 첫째는 `disabled' 이다. d isabled라는 것은 신체적, 정신적 기능 또는 능력에 손상을 입은 사람들이란 의미이다 . 따라서 장애인을 disabled라고 부를 때에는 그가 손상 당한 기능을 보완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것을 재활이라고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손이 없는 사람에게 의수를 만들어 준다든지 보행에 장애가 있는 사람에게 의족 또는 목발을 주면 disabled가 abled로 되는 것을 의미한다. 곧 disabled라는 표현은 장애가 단지 신체의 기능적 문 제일 뿐, 기능적 보완을 하면 바로 abled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둘째로, 장애인을 `handicapped'라고 부르기도 한다. handicapped라는 것은 바로 불리 한 조건에 처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장애인은 장애로 인해 사회적으로 불리한 조건에 처해 있으므로 handicapped라고 말할 때에는 그가 불리한 조건에 처하지 않도록 사회 적 조치와 배려를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장애인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사회는 감옥과도 같다.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은 자유롭고 편안하게 갈 수 있는 곳이 한 군데 없다. 비장애인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보도의 턱과 계단이 장애인에게는 담벼락과 같다.
모든 사람은 순간 장애든, 일정기간 장애든, 영구 장애든 모두 장애를 느끼며 살아가게 되어있다. 따라서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은 장애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다. 사실 리모콘이나 자동문 같은 것들은 장애인을 위해서 개발된 것들이다. 그런데 장애인보다 비장애인들이 훨씬 더 많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러면 서도 장애인들의 편의시설을 마련한다는 것이 마치 특별한 예산낭비나 특혜인 양 인식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편견을 깨뜨리기 위해서 작년 4월부터 시행되는 편의증진법은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을 위한 편의증진법'이라고 했다. 곧 장애인을 위한 편의 시설은 모든 사람을 위한 편의시설이란 점을 인식시키기 위한 것이다.
또한 장애인을 handicapped라고 부를 때는 편익시설 차원만이 아니라 모든 사회활동에 있어서 불리한 조건에 처하지 않도록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우리가 앞에 서 살펴본 유엔의 장애인권리선언은 특별히 장애인들이 사회적 장애를 느끼거나 불리 한 조건에 처해 차별 당하지 않도록 강조하고 있다.
셋째로, 장애인을 부를 때 `people with different abilities'라고 한다. disabled와 는 정반대의 개념이다. 장애인은 장애로 인해 오히려 다른 기능들이 특별하게 발달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오히려 비장애인들 보다 더욱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 도 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장애인의 장애만 문제삼기 때문에 그의 다른 다양한 능력은 가려져 버리게 된다.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장점도 있고 단점도 있다. 어떤 사람이 단 점 하나를 가지고 있다고 해서 그것 때문에 낙인찍히고 사회적 권리를 박탈당한다면 그 부당함에 분노할 것이다. 장애인들도 마찬가지이다. 장애인을 장애 그 자체로만 보 지 말고 평범한 사람으로 그리고 장애 대신 다른 능력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전세계적으로 약 60억의 인구가 살고 있지만, 그 중에 똑같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쌍 둥이라도 다 다르다. 사람뿐만 아니라 자연의 생명체도 그렇다. 이렇듯 모든 생명체가 각기 고유한 자기 나름대로의 모습을 갖는 것이 자연의 섭리이고 산의 은총이다. 인권 은 자연의 섭리와 신의 은총을 따르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다름이 차별 받지 않고 존중받고, 다름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평등하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인권이 보장되어야 하는 것이다. 장애도 다름의 하나이지 차별의 조건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


Ⅴ. 한국장애인 인권운동

우리 나라에서 장애인 인권운동이 본격적으로 일어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설립되면서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그것은 이 연구소가 처음으로 장애 인 운동을 인권의 관점에서 전개했기 때문이다. 1988년 장애인 올림픽을 계기로 전국 에 있던 크고 작은 장애인 단체들이 힘을 규합하기 시작했다. 한국장애인총연맹이 탄생되고 한국장애인복지공동대책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이러한 단체들은 모두 장애인들 의 자주적인 힘으로 이루어진 것인데 이들 단체들은 장애인 운동을 자신들의 권리회복 을 위한 인권운동에 근거해 전개했다.
장애인 인권 투쟁은 점차 장애인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개선이 병행되어야 함을 깨닫게 해 주었다. 그래서 1989년 12월에「장애인복지법」을 전면 개정하고 「장애인 고용촉진법」을 제정하게 되었다. 이 법안들은 모두 장애인들이 직접 그 들의 체험을 통해 초안을 마련하고 이를 기초로 해서 법률전문가들이 함께 참여해서 만든 것이다.
또한 1994년에는「특수교육진흥법」을 개정하여 우리 나라에서 처음으로 장애인들이 의무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놀라운 사실이지만 1994년 이전까지는 장애인이 의무교육을 받을 수가 없었다. 그런데 개정된 특수교육진흥법이 갖는 의미는 비단 장애인의 의무교육 실시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이 법에는 장애인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에게 도 큰 의미가 있는 `교육인권'이란 개념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이 개정된 법 이전에 있었던 `장애인을 위한 특수교육 진흥법'에서는 의무교육을 배제했는데, 그 이유는 장애인이 정상적인 교육을 받을 수 없는데 의무교육을 하게 되면 그 부모가 처벌받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의무교육을 국가의 의무가 아니라 국민의 의무로 책임을 전가시켰기 때문이다. 실제로 근대국가에서 국민의 기본권인 교육인권에 의하면 국민은 교육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교육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낙도에 있는 어린이교육을 위해 교사를 파송하고, 산골에 분교를 세워 주는 것은 바로 국가가 교육의 의무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수학교가 없는 지역에 있는 장애아동은 낙도 또는 산골에 있는 것과 같다. 그러나 정부는 이 장애아동을 위해서 교사를 파송하거나 분교를 세워주지 않았다. 또한 일반학교에 입학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그것은 장애아동을 의무교육에서 제외시켰기 때문이다. 장애아동을 위한 특수교육진흥법에서 장애아동의 의무교육을 배제한 것이다.
개정된 특수교육 진흥법에서는 교육인권 개념에 따라 국가의 교육 의무를 분명히 명시하고 장애아동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사람, 곧 교육의 주체로 했다.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장애아동이 학교에 가서 교육받기를 원하면 학교에 갈 수 있고, 그가 학교에 갈 수 없어 집에서 교육받기를 원하면 집에서 개별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를 이 법에 명시한 것이다.
교육인권에 의한 장애아동의 주체적 학습권 인정은 학습자 중심의 교육으로 장애아동 이 주어진 교육과정에 적응만을 요구받는 것이 아니라 자기에게 필요하고 적합한 교육 을 요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의미에서 특수교육진흥법 개정은 비단 장애인에게 뿐만 아니라 교육인권을 일반교육에도 확대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1997년에는 "장애인, 노인, 임산부 등의 편의증진법"을 제정했다. 이 법을 `장애인편 의증진법'이라고 하지 않고 노인, 임산부 등을 포함해서 법의 명칭을 정한 것은 편의 시설은 장애인만이 아니라 노인, 임산부 등 모든 사람이 편리한 법이라는 것을 인식이 키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법과 제도 개선을 통한 장애인운동은 우리 사회의 인권과 민주화운동에 새로운 영향력을 주었다. 그것은 장애인 운동이 단지 정부 정책에 대한 반대 투쟁이거나 비판 의 차원을 넘어 법과 제도적 대안을 가진 적극적인 운동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장애인 운동은 장애인만을 위한 운동이 아니라 억압과 차별을 받는 사회적 약자와 연대하는 운동으로 폭넓게 전개되었다.


Ⅵ. 한국장애인인권헌장

1998년 12월 9일 현 정부는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서명한 `한국장애인인권헌 장'을 제정 선포했다. 이것은 한국 장애인인권운동 역사에 있어서 획기적인 사건이다 . 사실 1988년 `한국장애인총연맹'에 의해 "한국장애인인권선언"이 제정되었다. 그러나 이것은 정부의 보장이 없었기 때문에 장애인단체의 선언적 의미만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선포된 장애인인권헌장은 정부에 의해 제정되고 선포되었기 때문에 법 률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말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이 인권헌장은 정부에 의해 일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정부가 위임한 민간 장애인인권헌장제정위원회에 의 해 만들어진 것이다. 이 인권헌장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전 문
장애인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은 건전 한 사회 구성원으로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며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여 자립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국가와 사회는 헌법과 국제연합의 장애인권리선언의 정신에 따라 장애인의 인권을 보호하고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을 이루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 기 위한 여건과 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1. 장애인은 장애를 이유로 정치, 경제, 사회, 교육 및 문화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 을 받지 아니한다.
2. 장애인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소득, 주거, 의료 및 사회복지서비스 등 을 보장받을 권리를 가진다.
3. 장애인은 다른 모든 사람과 동등한 시민권과 정치적 권리를 가진다.
4. 장애인은 자유로운 이동과 시설이용에 필요한 편의를 제공받아야 하며, 의사표현과 정 보 이용에 필요한 통신, 수화통역, 자막, 점자 및 음성도서 등 모든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를 가진다.
5. 장애인은 자신의 능력을 계발하기 위하여 장애 유형과 정도에 따라 필요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6. 장애인은 능력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고 그에 따른 정당한 보수를 받을 권리를 가지며, 직업을 갖기 어려운 장애인은 국가의 특별한 지원을 받아 일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보 장받을 권리를 가진다.
7. 장애인은 문화, 예술, 체육 및 여가활동에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8. 장애인은 가족과 함께 생활할 권리를 가진다. 장애인이 전문시설에서 생활하는 것이 필요한 경우에도 환경이나 생활 조건은 같은 나이 사람의 생활과 가능한 같아야 한다 .
9. 장애인은 사회로부터 분리, 학대 및 멸시받지 않을 권리를 가지며, 누구든지 장애인 을 이용하여 부당한 이익을 취하여서는 안 된다.
10. 장애인은 자신의 인격과 재산의 보호를 위하여 필요한 법률상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11. 여성 장애인은 임신, 출산, 육아 및 가사 등에 있어서 생활에 필요한 보호와 지원 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12. 혼자 힘으로 의사결정을 하기 힘든 장애인과 그 가족은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기 위 하여 필요한 지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
13. 장애인의 특수한 욕구는 국가정책의 계획단계에서부터 우선 고려되어야 하며, 장애인 과 가족은 복지증진을 위한 정책결정에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참여할 권리를 가진다 .


Ⅶ.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실현

장애인 인권의 핵심은 사회통합에 있다. 장애인이 장애를 이유로 차별 받지 않고 비장 애인과 똑같이 사회생활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장애인이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실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교육이 중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특수교육은 물론 일반교육에서도 한국장애인인권헌장을 교육하도록 해야 하며 학생은 물론 교사와 학부모까지 이 헌장을 의무적으로 배우도록 해야 한다.
특별히 특수학교는 장애인과 그 부모에게 이 헌장에 있는 권리를 요구할 수 있도록 구 체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 특수교육의 목표는 장애인의 완전한 사회참여와 평등실현에 있어야 한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장애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