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쉬운 그릇
브레이드 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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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지기 쉬운 그릇
일평생 끊임없이 병마와 싸우면서도 자신의 병중의 삶을 ‘보석의 산’이라고 고백했던 놀라운 신앙인이자 <빙점>의 작가, 미우라 아야코가 어머니를 회상한 내용입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8년이 지났다. 어머니를 생각할 때마다 조용히 무언가를 참아 내고 있는 얼굴이 떠오른다. 폐결핵으로 꼬박 14년을 누워 지내야 했던 나에게 “아무리 긴 터널이라도 끝이 있으니까 반드시 빠져 나올 날이 온다”고 위로해 주던 어머니는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밝은 성품을 잃지 않으셨다.
내가 열네다섯 살 때의 일이니까 거의 오십 년이나 된 옛날 일이다. 저녁 식사를 마친 후였다. 어린 남동생이 어머니를 도와주려고 밥그릇 네다섯 개를 쌓아서 부엌까지 나르려고 했다. 내가 “떨어뜨리면 안 되니까 옮기지 않아도 돼”라고 하자 남동생은 “할 수 있어”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다음 순간 동생은 무언가에 걸린 것인지 앞으로 넘어지며 밥그릇을 떨어뜨렸다. “그러게 내가 말했지.” 나는 먼저 그렇게 말해 놓고는 밥그릇 조각을 주우면서 계속해서 나무랐다. 그러나 그때 어머니는 다정하게 동생을 위로했고 나중에 나를 살짝 불러서 말했다. “아야짱, 너 자신은 일평생 그릇 하나 깨지 않을 인간인 것처럼 사람을 그렇게 야단치는 게 어디 있니?” 나는 그 말에 깜짝 놀랐다. 어머니는 필시 인간이 여러 가지 실수를 반복해 가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따라서 서로 용서해 주는 것밖에는 방법이 없는 존재인 것을 알고 계셨던 것이리라.

- 「미우라 아야코를 만나는 여행」/ 포레스트 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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