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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지 않는 부모도, 사운드북 찬양 따라하신다고…”

입력:2017.05.02 18:19

 

힘내라! 작은출판 3] ‘찬양 사운드북’ 이야기출판사 양지수 대표

 

이야기 양지수
▲‘엄마’의 마음으로 책을 만들고 있는 양지수 대표. ⓒ크리스천투데이 DB
최근 늘어나고 있는 1인 출판사를 비롯해, 작지만 큰 꿈을 꾸며 기독교 문화 창달을 위해 분투중인 기독 출판사들을 연속으로 소개합니다. -편집자 주

 

 

요즘 영·유아들에게는 '사운드북'이 인기다. 버튼을 누르면 노래나 동물 소리가 나오고,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한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장난감이자 자연스럽게 학습이 가능하며, 찢을 수 없도록 보통 '보드북' 형태로 제작된다. 각광받는 콘텐츠이지만, 그래서 제작 단가가 높고 기술력도 어느 정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야기'는 기독교 시장에 사운드북의 문을 열어젖힌 출판사이다. 기독 출판사들이 섣불리 나서지 못하던 사운드북 제작에 겁없이 나서게 된 건 '엄마의 힘'이었다. 이야기출판사에서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잇따라 나온 <예수님과 함께 노래해요>와 <예수님과 함께 춤을 춰요>에는 요즘 교회에서 즐겨 부르는 6곡씩 들어있다. 

무엇보다 깨끗하고 우렁찬 사운드와 함께 디자인부터 만듦새까지 일반 어린이책들에 비해 전혀 뒤지지 않아, 서점 어린이 코너에 당당히 자리잡고 있다. 출판사명인 '이야기'는 '하나님의 이야기', '하나님과 나의 이야기' 등의 뜻을 담고 있다. 다음은 이야기출판사 양지수 대표와 나눈 '찬양 사운드북' 이야기. 

 

-출판사를 시작하신 계기가 무엇인가요.

"아이들 키우면서 사운드북 덕을 많이 봤습니다. 저는 집에 TV도 치우고, 아이들에게 스마트폰도 쥐어주지 않는 등 멀티미디어를 되도록 접하지 않게 하자는 방침을 갖고 있어요. 그러니 아이들이 접할 수 있는 최대 자극이 노래가 나오는 사운드북이었지요. 

사운드북이 계속 반복할 수 있고 원하는 만큼 들을 수 있어 효과가 굉장히 좋았습니다. 아이들 스스로 조작도 가능하고요. 아이들은 꽂히면 100번씩 듣고 그러니까요. 아이들도 주일학교에서 배운 노래는 못 외워도, 사운드북에 나오는 노래는 다 외우더라고요. 

그래서 찬양 사운드북을 사 주고 싶었는데, 없었어요. 어렸을 때 찬양을 외워놓으면 무의식적으로 반복할 수 있는데 말입니다. 저희 아이들이 지금 9·7세입니다. 저희 아이들에게 필요했을 때는 정작 키우느라 너무 정신이 없었고,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 만들어 주겠지' 하는 마음이었지요. 그런데 작년 2월에 조카가 태어났습니다. 조카 100일 선물로 주려고 '지금쯤이면 나왔겠지' 싶어 찾아봤는데 없더라고요." 

-보통은 그렇다 해도 아쉬워하고 말지, 직접 만들진 않는데요.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지만, 하나님의 이끄심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이 키우던 아줌마'가 이걸 만든 건데, 도구로 쓰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원래 고교 역사 교사였는데, 아이를 낳으면서 제 적성을 알게 됐습니다. 진작 알았으면 유치원 교사를 했을텐데(웃음). 동화 구연도 하고 수업도 많이 하면서, 유아들이랑 잘 맞다는 걸 깨달았어요. 

물론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직접 만들기까지 한 건 특이하지요(웃음). 저는 작년에 만들기 시작하면서부터 과정을 다 공개했어요. 노래 선곡 후, 노래 녹음부터 시작했지요. 처음엔 아무것도 몰라서, 소개를 받은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했는데 결국 다 버렸어요. 수소문한 끝에, 어린이 도서 업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튜디오에서 녹음을 했습니다. 갔더니 음악감독님이 독실한 크리스천이셨습니다. 거룩한 느낌을 살리고 싶은 곡들이 있었는데 도움을 받았습니다. 

디자이너도 가장 유명한 어린이책 디자인 하는 분을 무작정 찾아갔는데, 또 독실한 크리스천이셨지요. 그 분도 일반 서점에서 다른 책들과 함께 있어도 부끄럽지 않은 기독교 유아 서적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굉장히 신경 써서 꼼꼼하게 해 주셨습니다. 그 분이 음악 스튜디오도 소개해 주셨지요." 

-제작 과정에서 가장 신경을 쓴 부분은 무엇인지요. 

"'좋은 노래'였습니다. 노래 선곡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이들도 예배와 생활이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다리' 같은 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예배가 실생활과 연결돼야 하는데, 어른들도 예배 따로 생활 따로 되는 경우가 있잖아요? 저도 평일에는 적어도 아이를 키우면서 성경을 읽어주거나 이런 걸 잘 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런 부분들을 쉽고 편하게 하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습니다. 

선곡 기준은 '저희 아이들이 가장 좋아했던 노래들이었습니다(웃음). 남자 애들이라 율동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데, 주일학교에서 배운 '꺼야 꺼야' 들려줘, 하더라고요. 준비하면서 50-60개 교회 영·유아부에서 주로 부르는 노래들을 다 들어 봤습니다. 제작비를 아끼기 위해 노래를 직접 의뢰해서 만들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노래로 하는 게 맞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작권이 다 있어서 쉽진 않았지요(웃음). 

그렇다고 요즘 노래들만 있는 건 아닙니다. '깊고도 넓도다', '좋으신 하나님', '예수께로 가면'은 제가 좋아했던 노래들입니다. 엄마들이 좋아했던 노래들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서, 섞었습니다." 

 

이야기 양지수
▲인터뷰는 서울 홍대입구역 인근 IVP 출판사 카페 산책에서 진행됐다. ⓒ크리스천투데이 DB
-공장 섭외 과정도 힘드셨다고요.

 

"처음엔 중국 알리바바를 통해 공장을 섭외하려 했습니다. 처음부터 국내 유명 어린이 출판사에서 만든 공장과 일하고 싶었는데,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1인 출판사 창업 강연에 가서 여쭤보고 섭외했지요. 

업체 사장님 말씀이, 좋은 스튜디오를 사용해야 하고, 음원이 내장된 IC칩도 좋아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 사운드북이라는 형태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디 내놔도 촌스럽지 않고 다른 사운드북과 섞여 있어도 뒤지지 않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러려면 내장 스피커가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힘들게 만드셨는데, 조카의 반응은 어땠나요. 

"좋아했어요. 신기했던 건, 제가 만들었으니 어쩔 수 없이 샀던 제 친구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아이들이 너무 좋아한다'고 하더라고요. 친구 집에 놀러갔는데 아이들이 책을 꺼내 틀어놓고 따라 부르기도 했습니다(웃음). 

선교 효과도 제법 있었지요. 아이들이 계속 따라 부르니까 믿지 않는 남편들도 '이 동요 좋다'면서 따라 부르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사위가 불신자인데, 책 보고 따라 부른다고 전화 오셔서 칭찬해 주시는 할머니들도 많았어요. 처음에는 아이를 키우는 분들이 엄마라고만 생각했는데, 요즘 60대 할머니들도 육아를 많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재미있는 건, 저희 큰 아들이 싫다면서도 은근히 펴놓고 노래를 부른다는 거에요. 9-10세도 부르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저는 책 구독층이 5세까지라고만 생각했는데, 9세 아이가 영·유아부 때 불렀던 찬양인데 너무 좋다면서 동영상을 찍어 보내기도 했습니다. 

마케팅 능력은 전혀 없었는데, 한 온라인 서점 MD께서 잘 봐 주시고 많이 알려 주셔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노래해요>는 1쇄가 다 나갔고 이번 달부터 2쇄가 나가고 있습니다." 

-책을 만든다고 했을 때, 집에서의 반응은 어땠나요. 

"안 좋아했지요. 실제로 모든 일을 제가 혼자 다 하다 보니 바쁠 때는 너무 바빴습니다. 아이들도 제가 전업 주부로 살다가 일을 갖게 되니 그리 좋아하진 않았습니다. 시안을 확인하고 넘길 때가 가장 바쁘거든요. 그 분들은 많은 일들 가운데 저희 일을 봐 주시는 것이기 때문에 시간을 조절할 수 없습니다. 

처음 영업 다닐 때도 힘들었어요. 그런데, 정말 책이 나온 후 영업을 위해 만나는 분들마다 크리스천이었습니다. '저도 이런 책을 만들고 싶었다'거나 '꼭 필요한 책이다' 하는 반응들이셨어요. 하는 내내 느낀 점은 정말 하나님께서 함께하셨다는 것이었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사실 불가능했습니다. 마케팅부터 할 줄 아는 게 거의 없었으니까요. 생각지도 못한 도움을 받기도 했고, 모든 제작 과정 가운데 하나님께서 함께해 주셨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이야기출판사의 사운드북.
-교육관(觀)이 궁금합니다.

 

"저는 하나님에 대한 '상상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책을 읽힐 때도 아이들에게 하나님에 대한 '고정관념'을 갖게 할까봐 걱정이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신앙적인 상상력, 하나님을 더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책을 만들면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이걸로 되겠나. 동영상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악영향을 끼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럴 수 없었습니다. 스마트폰 문제가 정말 심각합니다. 후천적 사시가 될 확률도 높아지고, 아이들이 굉장히 단말마적인 반응에 빠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스마트폰만 접하다 보면 책과는 금방 '안녕' 하게 됩니다. 차라리 TV가 낫다는 생각입니다." 

-책에 아쉬운 점도 있으셨나요. 

"책이 추운 겨울에 나왔기 때문에, 따뜻한 집에 갑자기 들어가면서 고장나는 경우가 아주 간혹 있었습니다. 업체 사장님께서 '20권 정도는 A/S 들어올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지금까지 7천 권 나갔는데, 정확하게 20권 들어왔어요(웃음). 감사한 마음으로 다 교환해 드리고 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반응은 무엇이었나요. 

"책이 유명해진 계기 중 하나가 있었는데, 어떤 아이가 저희 책 찬양을 틀어놓고 흥겹게 춤을 추는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것입니다. 정말 춤을 귀엽게 춰서, 조회수가 3만을 넘긴 것으로 압니다. 

어머니가 '파워인스타그래머'였는데, 그 분은 기독교인도 아니고, 그 노래가 찬양인 줄도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인간의 마음 속에 하나님에 대한 그리움이 있구나, 아이들은 이런 찬양도 편견 없이 받아들이는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불신자 가정들에서도 전화를 주셔서 좋은 피드백을 주시니 뿌듯합니다. 아까 말씀드렸듯 사 줬더니 불신자 사위가 따라 부르더라는 이야기도 있었지요." 

-마지막으로 비전에 대해, 그리고 독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처음 책을 냈을 때는 잘 팔릴 거라는 생각을 못했습니다. 안 팔리면 선교용으로 다 드려야겠다고 생각했지요. 이렇게 많이 사랑해 주실지 몰랐습니다. 손익분기점을 넘길 정도로는 나가야 했는데, 1쇄가 다 팔리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했지요. 정말 좋아해 주시니, 정말 좋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님에 대해 자유로운 상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출판사가 되면 좋겠습니다. 교회 예산에 비해 선물용으로는 다소 비싸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요. 하지만 원가가 비싸서 그런 거라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도사님들 중에는 책이 좋아서 사비로 20-30권 구입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찬양 사운드북은 최고의 어린이날 선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상 외로 많이 사랑해 주셔서 감사드리고, 곧 나올 영어찬양 등 3·4권도 사랑해 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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