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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다니는 교회의 목사는 설교를 잘 하나요?

입력:2017.04.14 09:11

 

[기자수첩] ‘전국 신학생 설교대회’를 보고 

설교대회
▲한 참가자가 설교하고 있다. ⓒ김진영 기자
"복음을 아는 것에서 그치면 안 됩니다. 그것을 삶에 적용해야 합니다. 그래서 내 삶을 바꾸어야 합니다. 이것이 바로 개혁입니다. 말씀을 알지만 그것을 실천하지 못하는 모습, 한국교회의 개혁은 바로 이것을 개혁하는 것에서 출발할 것입니다."

 

눈에는 분명한 초점이 있었고, 말은 또렷했다. 무엇보다 믿음이 있었다. 이것이 진리라는 확신, 그래서 선포하기만 하면 정말 삶을 바꿀 것이라는 신념이, 불끈 쥔 주먹과 목에 선 힘줄에 그대로 나타났다. 

예장 합동(총회장 김선규 목사)이 10일 서울 총회회관에서 개최한 '전국 신학생 설교대회'는 본선에 오른 참가자들의 이런 뜨거운 가슴이, 또 다른 이의 가슴으로 전해진 자리였다. 

지난 3월부터 열린 설교대회 예선에는 합동 측 내 신학교들인 총신대학교, 칼빈대학교, 대신대학교, 광신대학교의 신학대학원 재학생들이 참가했다. 그리고 마침내 열린 이날 본선에는 총 9명(총신3·칼빈2·대신2·광신2)이 참가해 '종교개혁 500주년'을 주제로 각 30분씩 저마다 갈고 닦은 말씀을 설교했다. 심사는 설교학 교수들이 맡았다. 설교의 내용과 그것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능력 등이 심사 기준이었다. 

 

한 편의 설교가 나오기까지...



설교가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나님의 말씀, 곧 성경을 가장 소중히 여겼던 개혁주의자들과 그들의 정신을 이어간 교회들은 설교를 통해 복음을 가감 없이, 보다 많은 이들에게 전하고자 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설교 잘 한다"는 것만큼 목회자들을 기본 좋게 하는 칭찬도 없다. 물론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지만, 목회자 자질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 설교가 매우 중요한 기준인 것만은 분명하다. 

그런데 문제는 "잘 한다"는 것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사실 설교는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잘 하고 못 하고는 어디까지나 듣는 이들의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기 때문이다. 설교와 관련해 종종 듣게 되는 말이 "저 목사님은 말도 어눌하고 내용은 식상한데, 이상하게 들을 때마다 은혜가 된다"는 것이다. 설교를 두고 "성령의 사역"이라하는 건, 아마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많은 목회자들과 신학자들은 설교에 있어 '스피치' 기술보다 평소의 기도와 믿음, 즉 설교하는 자의 신앙이 더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그렇다면 '설교대회'는 참가자들의 신앙을 평가하는 자리인가, 하면 꼭 그렇지는 않다. 

이날 격려사한 총회 서기 서현수 목사는 "처음 강단 위에서 설교하던 때를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잘 해야겠다는 마음은 굴뚝같았는데, 막상 단에 서고 보니 눈앞이 캄캄하고 머릿속은 하얘졌다. 설교 내내, 내가 무슨 말을 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그 때가 가장 행복했던 순간으로 지금 내 마음 한편에 있다. 그것은 내가 했던 설교 때문에 아니라 그것을 잘 전하려고 그토록 열심히 준비했던 그 때의 간절했던 모습 때문"이라고 했다. 

 

그렇다. 설교를 통해 역사하시는 분은 성령이지만, 그 도구로 쓰임받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은 다름 아닌 바로 목회자 자신이다. 기도와 믿음만 아니라, 원고를 꼼꼼히 준비한 뒤 그것을 숙달해서 마침내는 그것을 보지 않고도 설교할 수 있는 능력, 그래서 교인들과 눈을 마주쳐 가며 성령 안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는 능력도 필요하다. 아니 이것은 능력이 아니라 성실과 겸손의 다른 말이다.

송태근 목사(삼일교회)는 과거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설교 한 편을 준비하기 위해 일주일 내내 생각하고, 기도하고, 원고를 다듬는다. 일단 수기로 9장 분량의 원고를 쓴 후 이것을 다시 직접 5번씩 써 본다. 마지막에는 다 찢어버리고 A4 한 장에 깔끔하게 요약한다. 이것을 모두 마치면 주일 새벽 3시다. 2~3시간 정도 쪽잠을 잔 후 마음을 가다듬고 요약한 원고 한 장과 성경을 들고 강단에 올라선다"고 했다. 

이날 설교대회는 바로 이것을 엿보는 자리였다. 훗날 한국교회를 이끌 지도자가 될 그들이 얼마나 치열하고 진지하게 설교할 자세가 되어 있는지를 말이다. 하나님이 세우신 목사는 누구나 될 수 있지만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날 한 참가자의 설교를 옮긴다. 

"믿음의 경주를 시작한 한국교회가 지금은 넘어져 있다. 다시 일어나 믿음의 경주를 계속해야 할 때다. 그리스도인이기에 포기해야 할 체면, 불의와 타협하지 않아 받게 될 피해와 수치, 조롱, 그리고 믿음과 현실 사이에서 오는 유혹과 갈등.... 이런 이루 말할 수 없는 것들 앞에서, 그것을 딛고 일어나셨던 예수님의 뒤를 지금 우리가 다시 쫓아야 한다." 

 

- 크리스천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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